고향의 소리
강명실
어머니 젖무덤 같은 산등성이 오르면
과묵하고 우직한 소를 닮은
아버지의 밭갈던 山고함소리
쩌렁 쩌렁하고
이랑 고르는
어머니의 거칠고 바지런한 숨소리도
손놀림처럼 바쁘게
바투 섰는데
새참 머리에 인 어머니의 가벼웠던
발걸음은 못 박은 듯
세월을 지팡이 삼아야 하고
덜커덕 덜커덕
소달구지 이끄는
석양 붙잡은 아버지의 손목
가늘어진지 오래네
등져 춤추는 붉은 해는
소리 없이 메아리쳐오고
먼 산을 추억해야만 떠오르는
그 하늘은 멀기만 한데
옛날의 정경 그려가는
그리운 고향의 냄새 익어가는 계절
그 고향집 자리 어스름만 깊어
발길 닿을 길 없는 이들은
마음 한구석에 고향이라는 문패를 걸고
터를 잡아야 하네
패밀리 사이트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