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용어 '펭귄 효과'가 여기서 유래됐다. 하루가 멀다하고 신제품이 쏟아지나 소비자들은 눈치를 보며 기다린다(구매지연 효과). 하지만 연예인들이 선보이거나 입소문을 타면 너도나도 덩달아 구입하게 된다. 망설임 다음에 선두주자가 나서면 폭발적인 구매가 뒤따르는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패션도 마찬가지. 요즘 '슬림핏(slim fit)'이라는 3040남성복 트렌드가 펭귄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몸에 착 달라붙어 보기에 멋진 패션이 대세라고. 심지어 여성복처럼 허리 라인까지 강조한다나. 웰빙과 다이어트, 뒤이은 몸짱 열풍과 꽃중년 신드롬이 슬림핏 패션에 깊이 배어 있다.
하지만 옷을 입는 주체가 패션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서글픈 현실이라는 게 문제. 어깨 부분은 치수를 늘려 맞춘다 하더라도 넉넉한 뱃살로 인해 늘어난 허리 부분은 도저히 불감당이다. 그 불편한 진실을 어찌 감출 겐가. 마누라 닦달에 할 수 없이 따르기는 하지만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오는 여성들이 숨쉬기조차 힘들어하면서 입었던 코르셋이나 다름없는 고역인 셈.
물론 비만은 외관상 좋지 않을 뿐더러 만병의 근원으로 고쳐야 할 질병임에 틀림없다. 그렇다고는 하나 불편함을 호소하기라도 하면 '뱃살부터 빼라'는 핀잔에 고개 숙여야 하는 3040남성들이 가엽다. 옷이 몸에 따르는 게 맞지, 몸을 옷에 맞춰야 한다면 소외가 따로 없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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